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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신문 2019-10-20

    [김훈동칼럼]200회 맞은 ‘쉬즈메디 음악회’ 값지다

     

    [김훈동칼럼]200회 맞은 ‘쉬즈메디 음악회’ 값지다

     

    경기신문       승인 2019.10.20    16면

     

     

     

    가을밤에 음악의 향기가 퍼진다. 음악(音樂)은 문자 그대로 ‘소리를 즐김’이다. 소리 그 자체가 형식이나 가사, 노래에 얽힌 스토리보다 더 중요하다. 외국 대중가요인 팝송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 까닭이다.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저녁이면 다양한 음악이 병원 로비에 울려 퍼진다. 수원 인계동에 자리한 쉬즈메디(Shesmedi)병원이 산모(産母)와 가족, 시민들을 위하여 펼쳐온 음악회다. 지난 18일 200회를 맞았다. 17년째 쉼 없이 이어오는 무료음악회다. 의료기관이 음악을 통해 산모와 가족들, 그리고 시민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감동을 준다.

    문화·예술 공공기관도 아니고 개인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랫동안 작지만 알차며 수준 높은 품격의 음악회를 견지해왔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첫 음악회는 2002년12월 개원과 함께 시작됐다. 1시간여 동안 이뤄지는 음악회는 음악에 친숙하지 않은 산모나 가족, 시민들에게도 전혀 지루함을 주지 않았다. 맛깔스런 해설이 곁들었기 때문이다. 매번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공연으로 출연진이 다르다. 들려주는 레퍼토리도 다르다. 하루의 진료가 끝나면서 병원 로비는 음악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간으로 변한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말하는 걸 들으면 귀가 즐겁듯이 음악도 소리의 특정한 측면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아니 즐거움을 갖다 준다. 심금을 울리며 정서적·감각적 즐거움을 안겨준다.

    200회 공연은 ‘앙상블 The울림’과 함께 클래식 명곡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자축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클래식을 쉬즈메디 음악회에서 만난 산모나 가족, 문병 차 들렸던 방문객들이 퇴원 후에도 클래식 음악 마니아가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매회 적지 않은 자금을 출연하며 진행하는 쉬즈메디 이기호 병원장은 “2011년5월 100회기념으로 경기도문화의 전당에서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진행하여 큰 호응을 받았다”면서 “200회도 병원 로비를 벗어나 음악회를 개최할까 생각했지만 사회적 분위기도 적당치 않아 평상시대로 준비했다”라며 다소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50여명이 자유스럽게 긴 의자에 앉아 귀에 익은 클래식이 어떤 형식으로 된 것인지를 알면 “하, 그런 거였군.” 하는 표정들이다. 소나타 형식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면 “아, 클래식 음악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하는 생각으로 무릎을 치기도 한다. 형식을 이해하는 것은 음악을 즐기는 데 도움을 주지만 거기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음악 감상의 기쁨을 앗아가 버릴 수가 있기에 그렇다.

    음악에 대한 이해는 먼저 음악을 자주 들어야 한다. 감상을 대체할 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주의 깊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 연주하는 음악 속으로 속속들이 다 들어가 보지는 못한다. 음악을 듣는 즐거움과 만족감은 산모들에게는 더 없이 값지다. 쉬즈메디병원은 산부인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음악은 산모(産母)들의 태교(胎敎)에도 좋다.

    음악 감상은 음악과 친해지려는 의지가 선결되어야 한다. 음악을 들으며 짓는 반응도 다양했다. 머리를 끄덕이거나 발장단을 맞춘다. 무수한 곡 연주가 끝났을 때 뭔가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벅찬 감동과 함께 만족감을 느낀다. 소리로만 존재하는 음악은 다른 예술양식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우리의 감정에 파문을 일으킨다. 음악이 가진 위대한 힘 중의 하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이 연극이나 오페라, 영화, TV에서 소리의 배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음악이 감상자마다 달리 포근한 감정, 달콤하다는 느낌, 매콤하게 느껴지거나 달착지근한 맛으로 다가올 것이다. 물론 음악을 듣는 이들의 취향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쉬즈메디 음악회는 문외한(門外漢)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조리법은 몰라도 맛있는 요리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과 같이 주의 깊게 음악을 들으면 기술적 지식이 없어도 감상이 가능하다. 늘 듣는 음악과 친해져야 한다. 즐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음악 감상의 지평을 넓혀주는 쉬즈메디 음악회가 200회를 넘어 300회를 향한다. 소리예술을 통해 ‘산모와 아기의 건강과 빠른 쾌유를 위한 안정된 공간’을 일궈가는 쉬즈메디병원의 음악회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출처 : 경기신문(http://www.kgnews.co.kr)

    http://www.k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4179